| WEE vol.18 EDUCATE

얼마 전에 아이와 그림책 《영웅을 찾습니다!》를 읽었다. 컵들의 왕국 탑 꼭대기에 있는 영웅 컵을 차지하기 위한 이야기다. 그들은 영웅이 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하지만 특별하고 화려한 조건의 컵들도 번번이 실패하고 만다. 도대체 누가 영웅이 될까 궁금해질 무렵 청소부가 등장한다. 묵묵히 청소하는 그는 사실 영웅이 되려는 컵들 사이에 항상 있었다. 그들이 버린 쓰레기를 치우며, 모두 집으로 돌아간 시간에도 남은 청소를 하다 본인도 모르게 높은 탑까지 올라간다. 영웅 컵을 닦기 위해서다. 그러고는 이렇게 말한다. “언제쯤 영웅이 나타날까?” 영웅 컵을 손쉽게 쥐고도 본인이 영웅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도대체 영웅은 누가 돼야 하는 걸까? 잡히지 않는 높은 탑의 영웅 컵을 차지하려는 이들처럼 우리도 영웅이 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나? 영웅이란 멀리에 있는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 우리가 필요할 때 가까이에서 도움을 주는 평범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나는 우리의 배움이 무언가를 거머쥐기 위해서가 아니었으면 한다. 거창한 목표를 가지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세상에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 나의 작은 행동만으로도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다. 얼마 전 아이와 호주 산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계속되는 호주의 산불로 동물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너는 뭘 할 수 있겠냐고 물어봤다. 아이는 본인이 말을 잘 할 수 있으니(말이 굉장히 많은 아이다.) 공부를 많이 해서 아직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환경을 지키는 방법을 알리는 일을 하겠다고 한다. 그 당시 아주 진지한 눈빛과 목소리였지만 나는 안다. 잠시 후면 깜빡 잊고 다른 꿈을 꿀 거라는 걸. 그래도 이 아이의 무수하게 많은 꿈의 선택지 중에 남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작은 마음이 추가된 거다. 나도 생각한다. 나의 작은 재능은 어떤 이로운 쓰임이 될지.

| WEE DOO

위두는 어린이를 위한 잡지로 매 호 위매거진과 같은 주제를 가지고 발행될 예정입니다. 아이들이 직접 참여하고 활동할 수 있는 워크지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며 아이들 눈을 한층 즐겁게 할 감각적인 컬러와 디자인으로 찾아옵니다. 단순히 물음에 답을 하기보다 직접 생각하고 느끼고 끄적일 수 있는 생각을 기록 하는 스케치북이 되길 바랍니다.